양보
박종근 어르신께서 심장 수술 하신 후, 찾아 뵈었습니다. 많은 성도님께서 기도해 주셔서, 수술도 잘 되고, 점차 좋아지시는 모습에 감사했습니다. 나이드신 권사님께서 병실에서 주무시는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데, 어르신 옆에서 주무시면서 간호하시는 김소저 권사님께서도 잘 이겨내고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병실에 갔을 때, 창가에 자리를 잡고, 다른 침대 보다 공간이 조금 더 넓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알고보니, 그렇게 자리를 양보해준 옆에 아저씨가 있었습니다. 원래는 아저씨가 창가에 자리를 잡았었는데, 박종근 어르신의 짐이 많다고 생각이 되어, 자리를 비켜준 것이었습니다. 창가는 밖을 볼 수 있어서, 답답하기 쉬운 입원생활에 활력이 될 수 있는데, 그것도 포기하고, 어르신께 자리를 양보해 준 것입니다. 한 사람의 양보로, 그 병실 분위기가 아주 훈훈하고 좋아 보였습니다. 그 분께서 예수님을 믿는지 여쭤보지 않았지만,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 넉넉한 양보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고, 닯고 싶었습니다.
저의 삶 속에 양보하는 모습이 얼마나 있는지 살펴 보았습니다. 양보하였던 모습보다는 양보하지 못했던 모습이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서울에서 대학원 시절을 보낼 때,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 피곤해서 앉아 있을 때, 어르신 분들께 양보하지 못했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피곤을 조금 더 이겨내고, 양보해 드릴걸...아직도 후회가 되는 부분입니다. 양보했던 기억도 났습니다. 일반대학원에서 졸업할 때 쯤, 논문을 2개를 쓰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주 허접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실험을 주도했기 때문에, 두 개의 논문의 첫 번째 저자를 다 저로 했어도 상관이 없었지만, 그때 풀타임 사역자에 대한 부르심을 희미하게 발견하고 있었고, 또 앞에서 지도해주신 선배님이 고마워서, 하나는 선배님을 첫 번째 저자로 하도록 교수님께 요청 드렸습니다. 그렇게 했을 때, 마음속에 상당한 뿌듯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 그 선배님은 교수님이 되셨고, 저는 목사가 되었지만, 그때 함께 했던 좋은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양보는 손해 보는 것 같지만, 사실 손해 보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보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또 양보할 때, 하나님이 숨겨놓으신 뿌듯함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감정이 삶의 활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양보해야할 순간에 양보할 수 있는 결단력을 가지고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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